패턴 만드는 재미, 서브웨이 타일

세상에는 수만 가지의 타일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고 있는데, 서브웨이 타일은 깔끔해서 좋지만 밋밋하고 평범하죠. 하지만 이 평범한 타일이 패턴을 만나게 된다면? 서브웨이 타일의 심플함 덕분에 더 빛이 나는, 개성 만점의 타일 패턴을 가져왔습니다.

서브웨이 타일?


100×300㎜ 크기의 앨리엇 시리즈 ↗링크

주로 직사각형의 아담한 타일을 말합니다. 작게는 75×150㎜, 100×100㎜, 100×200㎜ 정도의 손바닥만 한 사이즈부터 조금 크게는 75×300㎜, 150×150㎜, 100×300㎜, 100×400㎜ 사이즈까지 아우르며 ‘서브웨이 타일’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20세기 초반 뉴욕의 지하철역에서 처음 선보이며 ‘서브웨이 타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뉴욕의 지하철역 벽면을 장식한 서브웨이 타일

화려한 무늬와 색깔, 신기한 모양의 타일들이 속속들이 나오는 최근까지도 서브웨이 타일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데요, 다른 화려한 타일로는 흉내 내기 힘든 다양한 패턴 변주 때문에 아닐까요?

반듯반듯 열.맞.춰.

서브웨이 타일을 가지런하게 열맞춰 만든 가로 일자, 세로 일자 패턴입니다. 이런 일자 패턴을 영문으로는 ‘Straight (or Stack Bond)’ 패턴이라고 합니다. 영문명으로 검색하면 정확하고 풍부한 해외 시공 사례를 찾을 수 있어요.


욕실에 적용된 가로 일자 패턴


주방과 매장인 듯한 공간에 적용된 세로 일자 패턴

상부장이 있는 주방 공간에 세로 일자 패턴을 적용할 때는 너무 길지 않은 서브웨이 타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로 일자 패턴이 돋보이려면 타일이 3열 이상 붙어야 하는데, 주방 작업대에서 상부장까지의 거리가 좁게는 60㎝, 넓어도 80㎝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엇갈리게 쌓기

서브웨이 타일을 벽돌처럼 가로로 엇갈리게 쌓아 **‘벽돌 쌓기’**로 불리는 패턴입니다. 왼쪽은 반반, 오른쪽은 1/3 비율로 줄을 맞춰 쌓았어요.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서브웨이 타일 패턴입니다. 클래식이죠!


진짜 지하철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서브웨이 타일 패턴

이 패턴의 영문명은 ‘Running bond’입니다. 나뉘는 비율에 따라 현장에서는 ‘벽돌 쌓기 반 타’, ‘벽돌 쌓기 1/3 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서브웨이 타일 가로 벽돌 쌓기 반타」 욕실 시공 사례

가로 벽돌 쌓기의 매력은 평범하지만 어딘지 클래식하고 빈티지함에 있어요. 어떤 컨셉, 어떤 자재와도 튀지 않게 잘 어울리죠.

최근에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세로 벽돌 쌓기 패턴입니다. 세로로 벽돌 쌓기 패턴을 적용하는 방법은 보기와 같이 대표적으로 2가지가 있습니다. 서브웨이 타일 패턴 중에서 가장 도시적이고 세련된 패턴이라고 생각해요. 익숙하지 않음에서 풍기는 멋짐이랄까…?


토론토의 지하철역에 적용된 세로 벽돌 쌓기 패턴


고급스러운 수전과 세면대의 대리석 상판, 세련된 조명이 멋진 욕실 인테리어 디자인


실제 국내 시공 사례. 블랙&화이트 컨셉의 세련된 욕실

세로 벽돌 쌓기 패턴의 해외 자료를 찾아볼 때는 ‘Vertical running bond’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소개된 두 종류의 패턴을 모두 찾을 수 있습니다.

만인의 로망, 헤링본 패턴

서브웨이 타일만큼 헤링본 패턴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타일은 없는 것 같아요. 타일의 길이에 따라 주는 느낌도 달라지죠. 보기의 왼쪽은 100×300㎜ 사이즈의 서브웨이 타일, 오른쪽은 100×400㎜ 사이즈의 서브웨이 타일로 만든 헤링본 패턴입니다.


다양한 곳에 적용된 헤링본 타일 패턴

짧은 타일로 만든 헤링본 패턴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 길쭉한 타일로 만든 헤링본 패턴은 화려하고 세련된 느낌이 드네요. 가장 기본적이라는 화이트 서브웨이 타일답게 어떤 컨셉이든 다 씹어먹는 놀라운 소화력을 보여줍니다. 헤링본 패턴은 나란한 패턴에 비해 시공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실제로 시공할 계획이 있다면 타일러를 섭외할 때 미리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엮인 모양의 패턴

가로, 세로의 비율이 정수로 떨어지는 서브웨이 타일의 특징을 살린 위브 패턴입니다. 가로, 세로의 비율이 1:2 인지, 1:3 인지에 따라 엮는 타일의 개수가 2개 혹은 3개, 그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사실, 타일의 비율이 일정해도 줄눈의 두께가 방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보기처럼 약간의 빈틈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마저도 위브 패턴의 매력 아닐까요!


(좌) 1:4 비율의 서브웨이 타일로 4개씩 엮인 위브 패턴  |  (우) 1:2 비율의 서브웨이 타일로 2개씩 엮인 위브 패턴

위브 패턴은 헤링본 패턴과 마찬가지로 시공이 까다롭기 때문에 시공 전 타일러와의 협의가 있어야 현장에서 작업 시간이 늘어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 외의 독특한 패턴들

속도감이 느껴지는 사선 벽돌 쌓기 패턴입니다. 벽면에 적용해도 멋지지만, 바닥용 타일로 현관과 욕실 바닥에 시공하면 색다른 공간을 만들 수 있어요.


사선 벽돌 쌓기 패턴이 적용된 욕실의 바닥

벽면은 클래식한 벽돌 쌓기 패턴, 바닥은 사선 벽돌 쌓기 패턴으로 시공한 센스가 돋보입니다. 모두 똑같은 화이트 서브웨이 타일로 큰 포인트 없이 얌전한 욕실이 될 뻔 하였지만 바닥의 사선 패턴으로 특별한 욕실을 만들었네요.


2가지 크기의 서브웨이 타일이 사용된 벽돌 쌓기 패턴
같은 패턴, 같은 색상의 타일도 크기를 다르게 매칭하면 새로운 디자인이 됩니다. 위의 사례에서는 크기가 다른 두 타일 사이에 띠장 타일을 넣어 위, 아래가 분리되는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2가지 방향의 벽돌 쌓기 패턴

가로 벽돌 쌓기, 세로 벽돌 쌓기의 2가지 패턴을 섞어 독특한 벽면을 디자인하였습니다. 세면대로 집중되는 느낌이 재미있는 패턴이네요.


헤링본 패턴을 수직으로 시공한 벽면
사선으로 뻗는 지그재그의 이미지인 헤링본 패턴을 수직으로 시공하여 클래식한 멋을 더했습니다. 헤링본 패턴의 화려한 매력과, 벽돌 쌓기 패턴의 빈티지한 매력을 모두 가지는 멋진 패턴입니다.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유행도 해봤지만 클래식해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사랑받을 서브웨이 타일. 너무 튀고 유행인 타일은 싫고, 그렇다고 너무 평범한 타일도 싫을 땐 서브웨이 타일을 선택하세요. 마치 레고처럼 만드는 사람에 따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타일이니 퍼즐 놀이하듯 패턴을 만들다 보면 맘에 쏙 드는 나만의 특별한 패턴이 만들어질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