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이케아 고양점 탐사 일지 #주방

이케아의 제품 중에는 조립 이상의, 거의 시공이라고 불릴만한 시스템 가구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 가장 시공에 가까운 가구는 바로 주방 가구일 것이다. 이케아의 METOD(메토드)주방 시스템은 규격화된 수납장의 몸통과 다양한 컨셉의 도어, 악세사리 시리즈로 자유롭게 커스텀이 가능하다.

셀프로 조립하고 설치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시공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그만큼 많다. 국내의 한샘이나 리바트가 심플하고 모던한, 깔끔한 이미지의 주방이라면 이케아에서는 모던은 기본이요, 거기서 조금 더 아기자기하고 클래식한 디테일이 느껴지는 외쿡 냄새 물씬 나는 그런 주방을 기대할 수 있다.


심플 모던 느낌의 이케아 주방


도어가 클래식한 느낌의 아기자기한 이케아 주방


루바 패널 벽면, 루바 모양의 도어로 컨츄리한 느낌을 살린 이케아 주방

핀터레스트에서 보던 샤방하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주방! 이케아 가구만 있으면 정말, 한국의 주방도 이렇게 설렘 가득한 예쁜 주방으로 꾸밀 수 있을까?

직접 방문한 주방 쇼룸

이케아 고양점의 룸셋은 무려 42개! 주방 가구를 세팅한 공간은 15개가 넘는다. 봐도 봐도 끝이 없었고 겹치는 컨셉이 없어 그냥 흘려 볼 수가 없었다.

“네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전부 준비했어.”

모던한 화이트 주방부터 블랙블랙한 주방, 우드&화이트의 깔끔한 주방과 비비드한 컬러의 주방, 클래식 스타일의 주방까지 정말 다양한 컨셉의 주방 쇼룸이 있었다. 악세사리나 소품, 조명과 타일들도 깨알같이 전부 세팅이 되어 있어 실제 설치와 수납을 했을 때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인기 TOP3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은 BODBYN의 밝은 그레이 컬러 주방


클래식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민 BODBYN의 아이보리 컬러 주방

BODBYN(보드뷘)의 도어는 밝은 아이보리색과 그레이, 2가지 컬러가 있다. 몰딩 디테일이 들어가 부드럽고 클래식한 컨셉의 주방을 꾸미기에 제격이다. 상부장에 속이 비치는 유리 도어를 설치하면 청량감을 주고 예쁜 그릇도 자랑할 수 있다! 쇼룸처럼 유리 도어 수납장에는 센서 조명을 설치해도 좋겠다.


BODBYN의 도어들. 다양한 사이즈가 있다.

모처럼 그릇이 쌓이지 않은 주방 #주방스타그램 #원목상판싱크대 #이케아싱크대 #ikea #주방리모델링 #상부장없는주방 #오늘의주방 #집꾸미기 #아파트인테리어 #집스타그램 #홈스타그램 #jh_home

Jin hyung,(@tapioca9)님의 공유 게시물님,


BODBYN 실제 시공 사례. 스테인리스 손잡이와 원목 상판과 상부장 없이 원목 선반으로 꾸민 주방이다.
벽면의 아담한 타일과 함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이 좋다.


나뭇결을 가로로 표현한 ASKERSUND(뭐라고 읽어야 하나😂)도어. 밝은 나무 색상으로 산뜻해 보인다. 화이트 타일과 선반, 손잡이로 깔끔하고 가벼운 느낌을 극대화했다. 돌출된 아일랜드 조리대가 굉장히 넓고 하부장의 수납공간이 앞, 뒤로 있어 실용적이다. 벽타일은 100×200 사이즈의 화이트 서브웨이 타일을 세로로 나란히 시공했다.



블랙 주방의 KUNGSBACKA(쿵스바카). 도어 손잡이와 조리대 상판, 심지어 싱크볼까지 블랙으로 맞춰 간지가 줄줄 흐른다. 벽면의 타일은 그레이 컬러의 서브웨이 타일을 가로로 나란히 붙였는데, 모서리가 둥근 손잡이와 함께 약간의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것 같다.


블랙 싱크볼과 수전. 수전은 몰라도 블랙 컬러의 싱크볼은 이케아 외의 다른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벽면의 색깔도 어둡기는 하지만 블랙이나 그레이가 아닌 네이비 컬러를 사용하여 세련된 모습이다. 바닥의 진한 원목 색상의 마루와도 잘 어울린다.


하이그로시처럼 빛나는 백색의 RINGHULT(링훌트) 주방. 주방 상판과 손잡이까지 화이트를 사용해서 더 깨끗한 느낌이다. 상부장의 도어를 2단 플립으로 설치한 것이 특이한데, 사실 플립 도어는 1단까지는 괜찮지만 2단은 쓰기 불편하다. 높은 곳에는 자주 쓰지 않는 물건들을 수납해야 한다. 그리고 밟고 올라갈 수 있는 스텝 스툴도 필수!


역시 아일랜드를 넓게 뺐다. 하지만 ASKERSUND와는 다르게 수납은 안쪽에서만, 바깥쪽은 상판 아래를 비워 앉을 때 편하도록 했다. 아일랜드를 식탁으로 쓰려면 다리가 들어갈 공간이 최소 30cm는 있어야 앉을 수 있다.



LAXARBY(락사르뷔)로 꾸민 블랙&화이트 주방. KUNGSBACKA가 모던한 블랙이었다면, LAXARBY는 클래식한 블랙이다. 몰딩이 들어간 클래식 라인답게 유리 도어가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벽면의 아담한 사각 타일을 다이아몬드 패턴으로 붙여 우아하고 화려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


BODBYN처럼 몰딩이 들어갔지만 디테일이 약간 다르다. LAXARBY의 몰딩이 조금 더 얇고 모던하다.



MÄRSTA로 꾸민 주방. 무난한 화이트 싱크대인데, 벽면에 과감한 컬러를 입히고 화이트 수전과 함께하니 하이패션 브랜드 같은 힙한 기운이 느껴진다.


비싸고 아름다운 사각 싱크볼. 무려 2개로 나눠진 개수대.

MÄRSTA는 손잡이 일체형의 도어 시리즈인데, 손잡이의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손잡이 선택의 4가지 옵션


이외에도 너무나 많았던 주방들…!


청록색의 도어와 블랙 상판, 둥근 싱크볼이 어딘지 아트적


우드 상판을 올린 블랙 싱크대. 하부장을 모두 서랍으로 짜고 손잡이로 포인트를 주었다.


블랙&화이트의 깔끔한 주방. 도어의 패널 무늬와 벽면의 작은 서브웨이 타일이 귀여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도어. 세로 나뭇결이 진짜 같고 섬세했다. 모서리의 각도 엣지있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비비드한 옐로 컬러의 벽면과 물감이 번진듯한 가구 도어. 화려하고 멋졌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음.

사제 주방과 비교하면?

이케아의 저렴한 이미지에 주방 가구도 저렴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별로 싸지 않기 때문이다.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면 사제 싱크대의 저가형 모델을 고르는 것이 낫다. 배송과 시공까지 다 해주고, 집의 사이즈에도 맞춤으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케아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받으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한솔 데코의 싱크대 자동 견적에 따르면, 2.4M 기준 1,152,000의 금액이 나온다. 가장 저렴한 모델 기준.
한솔 데코 싱크대 자동 견적 내기 ↗링크


이케아의 가상 주방 견적. 가장 저렴한 옵션으로 냉장고를 뺀 주방의 길이가 2.4M가 되도록 설정했다.
설치비를 뺀 제품 가격만 1,398,500원의 금액.이케아 주방 플래너로 자동 견적 내기 ↗링크


12만 원에 설치비, 철거비, 배송비는 별도로 추가된다. 설치비는 제품 가격의 20% 정도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퀄리티와 가격을 따져보면 이케아의 주방 가구는 저렴한 편이다. 그 이유는 서랍 몸체나 레일, 경첩 등의 하드웨어나 자재의 등급 때문이다. 이케아는 고급 하드웨어로 입소문이 자자한 BLUM(블룸) 사의 하드웨어를 사용하는데, 이 하드웨어들은 한샘 같은 브랜드 가구에서도 고가 라인에만 적용되는 하드웨어라고 한다. 브랜드 주방 업체에서 같은 사양의 주방을 세팅하는 것보다는 30% 정도 저렴하다는 시공 후기들이 있다.


그냥 서랍이 아니다. B.L.U.M.이다.

가구의 기본이 되는 재료인 PB(파티클 보드)의 자재 등급도 SE0 급으로 사제 싱크 업체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E0, E1보다 친환경적이고 고급인 자재이다. 따라서, 이케아 주방은 무조건 저렴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좋은 자재의 싱크대를 합리적인 가격에 시공하고 싶을 때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한샘맨의 이케아 싱크대 분석기. 한샘과의 솔직한 비교가 재미있다. ↗링크

이케아 주방은 모듈형이라 사이즈가 애매하게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제나 브랜드처럼 집에 딱 맞게 설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기성품의 한계라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사실, 색상은 사제가 훨씬×222 다양하다. 도어의 디자인은 한샘 같은 브랜드에서도 사제 업체에서도 클래식한 도어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디자인 도어는 비싸다)


국내에서 사제로 주문 가능한 LPM 색상표의 위엄

주방 상판은 확실히 이케아보다는 사제 업체나 국내 브랜드를 고르는 것이 합리적이다. 상판으로 사용할 이케아의 기성 주방 조리대 제품들은 물을 많이 쓰고 물청소도 자주 하는 한국식 주방에는 맞지 않는듯했다. 주문 제작이 가능한 석영이나 인조대리석의 조리대 상판도 있었지만, 가격을 따져보니 LG나 한샘의 인조대리석이나 한화의 칸스톤보다 비쌌다.


이케아의 주문 제작 조리대 가격표

이케아의 아크릴 조리대와 비슷한 상판인 인조 대리석 상판의 가격은 LG 하이막스 기준으로 대략 1M당 12만 원 정도이다. 깊이는 기본 60cm 기준. 고급 상판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한화의 칸스톤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1M당 17만 원~45만 원 정도이다. 칸스톤은 석영이 주 재료로 이케아의 석영 조리대 상판과 비교할 수 있다. 고를 수 있는 색상도 LG의 하이막스 인조대리석이나 한화의 칸스톤이 훨씬 다양하다. 이케아의 저렴한 우드 조리대도 PB에 무늬목을 얇게 붙인 거니 우드 상판을 원한다면 차라리 동네 목공소에서 집성목을 맞추는 편이 낫다.


이케아의 주문 제작 조리대 라인. 선택지가 적다.


LG 하이막스 인조대리석 솔리드 라인. 다른 라인까지 합치면 사진의 n배 정도 됨 ↗링크

수납은 100점 드릴게요

모듈형 가구는 공간에 딱 맞게 맞출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모듈 내에서 호환되는 악세사리가 많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케아의 주방 쇼룸에는 빵빵한 수납을 더 알차게 쓸 수 있게 해주는 부속품의 종류가 어마어마했다. 수납장의 도어를 투명하게 만들어 내부를 전시한 공간이 있었는데(투명 도어 팔아주세요 너무 예쁨) 빈틈없이 꽉 채운 물건들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다. 사소한 주방 소품 하나까지도 모두 수납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수납력 자랑하는 투명 서랍장과 상부장


BODBYN으로 만든 수납장

온라인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는 코너 회전식 수납 선반도 실제로 돌려보니 탐이 나서 사고 싶었다. (집 없음).

회전형 코너 선반을 설치하면 손이 닿지 않는 수납장의 코너 부분까지 꽉 채워 수납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선반 때문에 이케아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주방의 모든 것을 갖춘 이케아

쇼룸은 개미지옥 같아서 한번 빠져버리니 헤어 나오기가 힘들었다. 구경 예상 시간의 3배를 소비하고 나서 겨우 벗어났더니 이런 곳이…


각종 아이템으로 중무장된 전시 공간

싱크볼, 후드, 수전, 쿡탑, 조명은 물론이고 세제 펌프, 접시, 수세미까지 없는 게 없었다. 벌써 마음속에는 주방 343523개를 만들었다. (늦은 점심 도착한 이케아 문 닫고 나온 사람 나야 나)

심지어 이케아는 지금 세일 기간인데,

한 달만 기다리면 주방제품 세일 기간이니 필요한 것이 있다면 미리 정해두었다가 4월 17일, 고양점으로 달려가 쓸어오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