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셀프 인테리어 실전 #5 전기(배선)

마감재만 바꾸는 리모델링이라면 이 단계를 건너뛰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디자인이 준비되었다면 전기 배선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죠!

“집안의 스위치는 왜 항상 입구에 모여있나요? 불이 켜지는 곳에 스위치가 따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침대 머리맡에 조명 스위치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불 끄기 너무 귀찮아요.”


그러게요, 스위치가 이렇게 되어있으면 정말 좋겠네요.


“안방에 따로 만든 작은 드레스룸에서 다림질을 하고 싶어요. 콘센트가 필요합니다.”
“메이크업할 때 얼굴을 비출 조명이 필요한데 그 자리에는 스위치도 없고 콘센트도 없네요.”


필요하면 만들어야죠!


“침대에서 휴대폰과 노트북, 전자책 충전, 가습기랑 스피커까지 모두 사용 중인데 전선이 너무 지저분해요”
“최신 디자인의 명품 벽걸이 TV를 구입했는데 전선과 콘센트, 통신선들이 보이는 것이 너무 깨요.”


콘센트, 다다익선이지만 눈에 띄는 것은 너무 싫죠.


사소하지만 마음속에 품어왔던 욕구들을 모두 떠올려 봅시다. 사소한 이것이 모두 가능한 집에서 나는 얼마나 편리하고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전기 도면을 그려보자

우리는 전문가가 아닌 반셀퍼이기 때문에 모든 도면 기호를 다 알 수는 없겠죠. 전기 기술자와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알아볼 수만 있으면 됩니다.


평면도 위에 표시한 전등의 위치

평면도 위에 조명과 스위치, 콘센트의 위치를 하나씩 표시해줍니다. 조명의 위치는 벽에서부터의 거리와 간격을 mm 단위로 기록하고 종류나 특이사항을 함께 써주세요(펜던트 조명, 센서 조명, 직부 조명, 벽 조명 등). 적용할 스위치도 표시해두는 것이 좋겠죠?

콘센트의 위치는 기준이 되는 벽에서의 거리와 함께 바닥에서부터의 높이도 기록합니다. 1구인지 2구인지, 방수 콘센트인지, 가로형인지 세로형인지를 함께 표시해주세요. 소비 전력이 높은 가전제품을 사용할 계획이 있다면 해당 콘센트 옆에 꼭 함께 표시해야 합니다.(인덕션, 에어컨, 히터 등)


직구로 많이 구매하는 인덕션 중에는 소비전력이 7000W가 넘는 제품도 있으니 꼭 확인하세요!

도면을 그릴 때는 기존 콘센트와 스위치, 조명의 위치도 함께 표시해두면 현장에 가지 않고 미팅을 할 때 도움이 됩니다.

콘센트를 새로 만드는 일

콘센트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원공급이 되는 전기선을 연장해야 합니다. 전기를 끌어온다는 표현을 쓰죠. 이건 조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업 효율을 위해 보통은 새로 만들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전선에서 전기를 끌어옵니다. 벽면의 콘센트 속에는 콘센트 박스가 매입되어 있어요.


스틸 콘센트 박스(BOX). 현장에서는 「복스」로 많이 불려요.

콘크리트 벽에 매입되어있는 콘센트에서 전선을 연장해 매입 콘센트를 새로 만들려면 벽을 파내어 전선과 콘센트 박스를 심어야 합니다. 이 작업이 까다로운데, 소음이 굉장히 크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작업이 어렵다면 콘센트를 노출로 시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마감이 모두 끝나고 어쩔 수 없이 나중에 추가할 때나 쓰는 방법이지 아파트 인테리어 초기 단계의 공사에서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매장이면 모를까 집에서는 가구를 벽에 붙일 수 없어 공간 효율이 나쁘고 보기에도 좋지 않은 데다가 노출된 콘센트 위로 먼지도 쌓일 거예요.


매입콘센트와 노출콘센트

의외로 벽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 벽면에 있는 콘센트에서 전원을 따올 수 있다면 벽을 따라 전선 자리를 길게 파내는 것보다 덜 어렵습니다.


벽을 뚫어버리면 되거든요!

경량 철골이나 목재로 만들어진 벽면에 콘센트를 만드는 것은 콘크리트 벽처럼 어렵지 않습니다. 속이 비어있기 때문이에요. 만약 단열재가 들어있는 벽이라면 단열재를 파내고 전선과 콘센트를 매입 후 우레탄폼을 쏴서 단열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마감해줍니다. 하지만 단열재가 너무 얇게 들어있는 벽면에 콘센트를 매립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파내고 남은 단열재가 너무 얇아서 콘센트 박스 뒤쪽으로 단열이 되지 않으면 박스 내부에 결로가 생겨 녹이 슬거나 합선, 누전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콘센트 결로 하자. (이미지 출처 및 자세한 내용 : 청명코리아)

※요주의※ 전력 소모가 큰 가전제품을 사용할 콘센트

전력 소모가 큰 냉난방기나 특히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의 경우, 다른 전자제품과 같이 전기를 쓰면 과열의 위험이 있습니다.


멀티탭에 히터 6개 꽂자… 무서운 과열 사고 링크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일 경우, 집으로 들어오는 전기 용량 자체가 낮아 높은 전력을 소모하는 전기렌지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전기렌지와 냉난방기, 전자렌지와 밥솥 등의 가전제품을 모두 사용하려면 최소 40A의 전류가 들어와야 합니다. (권장은 60A) 한전에 증설 신청을 하고 인입선을 굵은 것으로 바꿔야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해요.


전선의 굵기가 굵을수록 많은 양의 전류를 보낼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대대적인 전기 공사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낮은 전력을 소모하는 저성능의 전기렌지를 사용하거나 가스렌지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기본 전력량에 여유가 있더라도 주방에 전기렌지를 위한 별도의 라인이 없다면 분전함에 추가로 단독 차단기를 추가하고 전선을 연결하는 배선 작업이 필요합니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에는 소비 전력이 큰 에어컨이나 전기렌지, 식기세척기 등을 위해 분전반이 단독 라인으로 세분화된 경우가 많습니다.


라인이 세분화된 최신 아파트의 분전함. (이미지 출처 : 휘슬러랑 지멘스의 정보방)

전기렌지를 설치할 계획이라면 분전함을 확인해보고 확인이 어렵다면 주방에 전기 오븐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전력 소모가 큰 전기오븐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있는 집이라면 오븐용 단독 배선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를 설치할때 오븐용 단독 라인을 이용하면 됩니다. (이때, 오븐과 인덕션의 동시 사용은 피해야합니다!)


스위치를 옮기거나 늘리는 일

스위치를 이동하는 것은 콘센트를 이동하는 것과 비슷한 일입니다. 까대기를 하고, CD관을 넣고, 스위치 박스를 매입하고, CD관에 선을 넣어 연결하죠.


전선을 보호하는 CD관. 휘어짐이 좋고 칼로 쉽게 절단할 수 있어 배선 작업에 용이합니다.

그런데 3구의 스위치를 1구, 2구로 각각 분리하거나 6구로 늘리는 것은 조금 까다롭습니다. 스위치로 작동되는 조명까지의 배선을 함께 움직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전선이 모두 노출되어있는 상태라면 어렵지 않지만, 평균 수준의 아파트 리모델링 작업은 천정을 건드리지 않는 경우가 많고, 스위치는 대부분 콘크리트 벽 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다시 배선하기가 어렵죠. 매입된 전기 배관이 쭉쭉 뻗어있어 걸리는 것이 없다면 작업이 조금 수월해집니다. 배관 속에 장비를 넣어 선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요비선. 배관에 전선을 밀어 넣을 때 쓰는 장비.

추천하고 싶은 조금 쉬운 방법은, 기존의 스위치는 줄이거나 없애고, 상시 전원이 연결된 전선에서 전기를 따와서 조명과 스위치를 만들어주는 방법입니다.


하단의 콘센트에서 전원을 가져오고 벽을 파서 토글스위치를 매입해 완성한 벽 조명.

이렇게 하면 원하는 위치에 조명 스위치를 넣는 것이 조금 쉽습니다. 토글스위치는 뒷면의 박스 사이즈가 작아서 다른 스위치에 비해 매입이 수월한 편이예요!

조명의 개수를 늘리거나 이동하는 일

기존 스위치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조명의 개수를 늘리려면, 해당 스위치와 연결된 조명 전선에서 전원을 따와 새 조명을 연결합니다. 그러면 기존 조명과 새 조명이 같은 스위치로 작동되죠. 이것을 현장에서는 「점핑」이라고 합니다.


천정 매입등을 시공한 거실.

요즘 인테리어 트렌드는 천정 중간의 메인 직부 조명을 없애고 매입형 다운라이트를 여러 개 설치하여 주 조명으로 사용하고, 벽등이나 간접조명을 추가로 설치하여 보조조명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늑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 있죠! 기존 집의 거실 직부등 스위치가 2구 이상이라면 매입형 다운라이트와 벽등, 간접조명의 스위치도 각각 분리가 가능하니 현장에서 체크하세요!

센서등

센서 조명도 다양한 디자인이 나오지만, 센서가 없는 일반 조명만 할까요? 보통의 센서등은 조명에 센서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센서가 내장된 심플한 모양의 센서등 (이미치 출처 : 비츠조명)

하지만 세상에는 센서가 없는 예쁜 조명이 너무너무 많죠. 맘에 쏙 드는 조명에 센서가 없지만 센서등처럼 사용하고 싶다면요? 그럴 땐 센서를 따로 설치하면 됩니다.


일반 조명과 함께 설치해서 센서등처럼 사용할 수 있는 동작 감지 센서 (이미치 출처 : 전기삼촌)

조명과 분리하여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원하는 조명을 센서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요? 주의할 점은, 조명이 센서를 가리지 않도록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동작 감지 센서와 펜던트 조명이 설치된 현관

목공과의 협업

배선을 하는 일은 배를 갈라 수술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모두 가르지 않고 첨단 기술을 이용해 부분 절개로 수술을 할 수도 있죠) 하지만 갈라진 곳의 봉합은 전기 작업이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전기 작업은 반드시 목공 작업과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전기 배선 작업은 목공 작업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목공 작업 전에 들어오게 되면 필요한 벽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선 작업을 할 수가 없고, 목공 작업이 끝나고 배선을 시작하면 배선을 위해 갈라놓은 벽과 천정들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에요.

  • 만약 가벽에 콘센트와 스위치를 넣는 작업을 한다면,

    1. 목공이 가벽 틀을 세우고 한쪽 벽을 막는다
    2. 전기가 틀 사이로 콘센트와 스위치 선을 배선하고 벽으로 선을 뽑아낸다
    3. 목공이 나머지 벽을 마감한다.
  • 천정에 다운라이트를 넣는 경우는

    1. 전기가 천정을 타공하여 선을 뽑아낸다
    2. 목공이 빈 타공 면을 막는다.
  • 천정에 시사시를 넣고 간접조명을 넣는 경우는

    1. 목공이 시사시 틀을 만든다.
    2. 전기가 조명선을 배선한다.

이런 순서로 작업이 되어야 하죠. 서로 일을 주거니 받거니 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작업 하나가 끝나고 들어가면 곤란한 일이 생깁니다. 작업 스케줄을 잘 맞춰서 하루 이상은 반드시 겹치도록 합시다. 일정과 공사 순서는 전기 업체와 상의해서 결정합니다.


인터넷 랜선과 TV케이블용 플레이트

전화선이나 인터넷, CCTV, TV 케이블 등의 설치도 전기와 함께, 목공이 끝나기 전에 작업합니다. 해당 통신사에 미리 연락하는 것, 잊지 마세요!

아파트의 평면도가 비슷비슷하듯이 가구의 배치도 비슷비슷하고 그에 따른 콘센트와 스위치의 위치도 비슷비슷합니다. 우리 보통의 삶이 비슷비슷하듯이.

전기 없이는 하루도 살 수가 없는 보통 현대인의 삶. 바뀐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콘센트의 위치도 꽤 달라졌죠. 오래된 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변기 옆에 비데를 위한 콘센트나 에어컨을 위한 안방 벽 높은 곳의 콘센트와 거실 구석의 콘센트, 전기 오븐이나 인덕션을 위한 싱크대 하부장 속의 콘센트가 그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다시 모두 똑같아, 사실 우리에겐 부족해요.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이고 다른 성향을 가지고 다른 것을 추구하잖아요.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전기 설계를 응원합니다!